나는 304 명의 소중한 생명을 싣고 대한민국 인천항에서 출발한 세월호의 목적지였던 제주도에 살고 있다. 이들은 참혹하게도 2014년 4월 16일 차디찬 바다에서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1994년 십대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뼈저리게 경험한 나 또한 이 사건으로 허무하게 가버린 이들의 부모, 친지 그리고 친구들의 아픔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있다.
슬픔이란 익숙한 존재이다. 이제 2021년 벌써7주년을 맞이하는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나는 이 혹독한 슬픔을 짊어진 채 계속 살아가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해 질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내 아들인 토미가 16살이라는 극히 어린 나이에 죽은 뒤 나는 꿈을 꾸었다. 청바지와 파란 스웨터를 입고 내 앞에 서있는 꿈이었다. 내 아들은 더 이상 본인은 필요 없다며 침착하게 자동차 열쇠를 나에게 건네는 것이었다. 또 다른 꿈도 꾸었는데 그 꿈은 그가 좀 더 어린 시절에 그의 형과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고 있는 꿈이었다. 나는 이러한 꿈들을 신들이 나에게 주는 고귀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꿈 하나로 슬픔이 치유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꿈 하나로 우리의 마음과 몸과 영혼을 더 영적이고 상상된 영역에서 죽음과 직면하게 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정말로 필요할 때 우리에게 위안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바로 내 독일인 조카이자 작가인 리사 보르겐과 내가 이 웹북을 만든 이유이다. 이 웹북은 비단 세월호 비극을 겪은 사람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 비극을 경험했거나 죽음을 직면했던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도 하다. 우리의 이야기가 당신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향후 꿈을 다시 마음껏 꾸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브랜다 백선우
I live in Jeju Island---the destination of the MV Sewol Ferry that carried 304 precious lives from Incheon Harbor, South Korea. Tragically, they all perished at sea on April 16, 2014. As a bereaved mother (and now grandmother), whose teenage son died suddenly in 1994, I think a lot about the surviving parents, relatives and friends. Grief is a familiar bedfellow. As we approach the 7th anniversary of the tragedy in 2021, I still think about ways in which those bearing sorrow can seek comfort.
After my son, Tommy, died at age 16, I had a dream. He was standing before me in his jeans and blue sweat shirt. My son calmly handed me his car keys, which he no longer needed. I have also dreamt of him as a child, playing Legos with his older brother. I consider these gifts from the spirit world.
One dream, of course, cannot erase grief. However, one dream can transport our mind, body and soul into facing death from a more spiritual realm. It offers comfort when we need it. That is why German artist and niece, Lisa Borgen, and I created this offering for those who not only suffer from the Sewol tragedy, but have faced any significant loss in the past or in recent years. We hope this story lifts your spirit.
Brenda Paik Sunoo
Author of “Seaweed and Shamans--Inheriting the Gifts of Grief”; Moon Tides--Jeju Grannies of the Sea” and “Stone House on Jeju Island--Improvising Life Under a Healing Moon.”
Memoirs on Grief:
Inheriting the Gifts of Grief
미술을 공부하고 있는 독일 할레시에서 애정을 담아 인사 드립니다.
저희 할머니 친구분이신 브랜다 백선우님께서 치유에 관한 책에 대해 집필하고 싶으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세월호 참사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지만 저도 모르게 이 사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 때 당시 제 인생에는 두 가지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데요. 첫 번째는 일러스트레이션에 대해 푹 빠져서 열심히 해보고 싶었고 두번째는 제게는 마치 친어머니 같으셨던 한 여성의 죽음에 대해 깊은 슬픔에 빠져있었습니다. 그 분은 결국 2003년도에 돌아가셨습니다. 애상(哀想) 지연 증후군은 묘하면서 모호하기도 합니다. 정확하게 표현할 방법이 없어 고민하기도 합니다. 몇 년 전 느꼈던 감정이 되돌아 오기도 하지만 정확한 기억은 손실 되었다고나 할까요. 저는 그때 처음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상황에 대해 적응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은 가셨더라도 결코 완전히 잃어버린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2년간 저는 끓이지 않고 저를 계속 괴롭히는 이 지독한 이별의 슬픔을 달래며 견디는 법을 스스로 습득했습니다. 죽음이란, 영혼의 존재를 믿든 안 믿든 간에 한 사람이 화생(化生)하는 과정이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깊이 친밀했던 사람과 육체적인 접촉은커녕 대화조차 불가능해진 것입니다. 하지만 그 관계는 끓어지지 않고 오래 지속됩니다. 그러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대해 저는 심오한 아름다움을 발견합니다. 크게 벌어진 아픈 상처를 여물게 하는데 제가 찾은 가장 큰 위안이기도 합니다.
이 이야기가 바로 이러한 관계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저한테 더 소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자신들의 아이를 그리워하고 그 아이들이 또 그 부모들을 그리워할 때 새로운 연결고리를 찾는다면 또 다른 의미의 공생이 찬란하게 피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별이 일어났을 때 두 관점 중에서 아이의 관점을 제가 어떤 불가사의한 면에서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었거든요.
세월호 비극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상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이 글을 읽게 될지도 모를 그들에 대해 생각하며 그림 그리기, 다큐멘터리 감상, 조사에 몰두하기도 했죠.
세월호 참사를 온 몸으로 직접 겪었던 유족들과 그들과 관련된 친구들이 느꼈던 감정들은 제가 죽었다 깨어나도 느낄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고통과 슬픔에 진정으로 공감하고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월호 7주년이 다가옴에 따라 저는 비극을 겪었던 분들의 아픔, 혹시 켜 놓을 촛불 그리고 소중한 추억들이 담겨있을 사진들에 대해서 감히 상상해 봅니다. 우리가 만든 이 작은 웹북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시기를 간절히 빌고 또 빌어봅니다.
사랑을 가득 담아서
I am writing this to you from Halle, Germany where I live and study art.
I heard about the sinking of the Sewol ferry for the first time when Brenda told me she wanted to create a book of healing for those affected. I was intrigued. At that time two things came together for me: 1. I really wanted to try my hand at illustration and 2. I was processing the loss of a woman who was like a mother to me. She had died in 2003. Delayed grief is a strange thing, an ambiguity I struggle to put into words. It uncovers the emotions from all those years ago, but the memories I once had are lost. For the first time I was learning how to grieve someone you love, realising that you cannot lose that person, no matter how much of them is lost to time.
Over the last two years I have learned how to sit with and comfort this gnawing sense of separation. I am convinced that death means the shape-shifting of a person, whether you believe in the soul or not. All of a sudden there is someone you can no longer touch or have a physical conversation with, someone you deeply miss, but the relationship endures. I find a profound beauty in the upkeep of such a relationship and it is the biggest comfort I have found to cushion the hole left by loss.
This story is dear to me because it talks about exactly this relationship: Where parents miss their children and children miss their parents and through a new means of connection there can flourish a different form of togetherness. I felt like in some strange way I could provide a child's perspective from one side of this separation.
I spent a lot of time thinking about and imagining those affected by the Sewol tragedy. While I immersed myself in painting the pictures, watched documentaries or just went about my daily life I kept wondering about the thoughts and feelings of these characters we were bringing to life, and the real people who might be reading this.
I can never truly know what the affected families and friends have been through, but I feel connected to your grief. And as the 7th anniversary of the Sewol sinking approaches I am imagining your memories, the candles you might be lighting and the photographs you hold dear. I hope with all my heart that this little book we created can bring you a sense of comfort.
With love,
Lisa Börgen
Art on grief
임광숙
저는 한국에서 태어났고 미국에서도 장기간 살았습니다. 하지만 거의 8년전쯤에 제주도로 처음 입도한 날을 절대로 잊어버릴 수가 없습니다. 그날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딱 일주일 전에 2014년 4월의 어느 날이었어요. 저에게 있어서 그날은 참 여러가지로 감정이 복받치는 날입니다. 일주일간 잘 먹지도 못했고 뉴스를 볼 때 마다 억울하게 죽은 학생들과 슬픔에 잠겨있는 가족들 생각을 자꾸 하게 되어서요.
현재 저는 간호보조사로서 병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이 아프시거나 죽음에 가까워진 나이 드신 분들과 매일매일 만나고 있습니다. 이 분들에게 저는 최대한 공감을 해드리거나 어떻게든 도와드리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브랜다 백선우님께서 저에게 이 웹북에 대해서 얘기를 해주셨을 때 기꺼이 돕고 싶었습니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책 내용에 대해서 어떻게 전개할지 논의하고 한국어 번역 또한 기꺼이 했습니다. 저는 이 웹북이 세월호 참사를 겪은 가족들 뿐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사람들에게도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비극에 대해 적당한 보상 및 책임 그리고 정중한 사과가 이루어질 때까지 이 비극을 겪은 부모님들은 그 어떠한 정의를 느끼시지 못하시리라 사료됩니다. 저는 그 분들이 더 이상 아파하시지 않기를 간절히 이 자리를 빌어 기도해 봅니다.
Kwangsuk Yim
I was born in Korea, and also lived many years in the United States. But I will never forget the day I moved to Jeju Island nearly 8 years ago. It was exactly one week before the Sewol ferry tragedy in April 2014. For me, it was very emotional. I couldn’t eat well for one week. Whenever I watched the news, I kept thinking about the students and their grieving families
As an assistant nurse, I work in a nursing hospital. So everyday I witness the elderly who are either sick or close to death. I try very hard to be supportive and compassionate. So when Brenda Sunoo told me about her idea for the book, I gladly wanted to help. We worked together on the story, and I was happy to provide the Korean translation. I hope that this book will offer comfort not only to the Sewol families, but anyone who has faced the loss of a loved one. The parents won’t feel any justice until responsibility is taken for the tragedy, and an apology is given to the families. I pray that they won’t suffer anymore.